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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생각하면 군대는 획일적으로 보이지만 군대 안에도 다양성이 있습니다.
물론 사회에서 생활하시는 민간인들이 보기에는 전부 거기서 거기라고 여겨질지도 모릅니다만, 저희는 나름대로 이것을 다양성이라고 추구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슬프니까요. 군대에서 무슨 다양성 타령이냐구요? 일단 종류만 해도 여러가지가 있지 않습니까, 공군 아저씨들이 있고 해군, 해병 아저씨들도 있으며 저희 육군 아저씨들도 있습니다. 같은 육군이라고 해도 부대별로 여러 가지 특색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저희 부대는 관등성명을 대지 않습니다. 군 복무중이거나 전역하신 분들은 아마 아실 겁니다.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 훈련소에서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 중에 하나가 관등성명을 대는 법입니다. 선임이 호명하거나 눈빛을 마주치거나 툭툭 친다거나 기타 상황시 후임자는 무조건 관등성명을 대며 튀어가야 합니다. 근데 저희 부대는 그게 없답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이등병이라고 해도 다 같은 이등병의 삶은 아닐 겁니다. 최전방 GOP에서 총을 들고 경계 작전을 수행하는 이른 바 고생하는 이등병도 있을 것이며, 저처럼 책상 앞에 앉아 간부님 담배 향기에 취해 워드만 치고 있는 행정병도 있을 것이며, 계산대 앞에 앉아 바코드 찍찍 찍어대는 PX 병(일명 피돌이)도 있을 것이고, 훈련소에서 신병들 굴리는 조교들도 있을 겁니다. 이번 달이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있는 마지막 달입니다.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진급 누락 당하면...orz) 지금까지의 군생활에 나는 만족하고 있는가를 말하자면 당연히 No입니다. 친구들 중에서는 집 근처 자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외박 나오면서 인터넷, 전화 마음껏 이용하는 부러운 놈들도 있고, 집에서 출퇴근 하며 군생활하는 놈들도 있고 정말 부러운 사람들 천지입니다. 사실 제 조건도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힘 쓰는 일도 별로 없고 앉아서 컴퓨터만 조물럭 거리면 되는 일이니까요. 단지 자대 위치가 강원도 최전방 산골짜기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입니다만... 사람이란 참 간사한 동물입니다. 형편이 나아지면 더 좋은 상황을 바라며 그것을 가진 자를 질투하기 마련입니다. 지금 제 상황이 그런 것 같습니다. 이등병의 삶... 훈련소에서, 후반기 교욱을 받은 학교에서 상상하던 이등병의 삶과 비교했을 때, 제 일상은 너무도 평온하고 편안합니다. 선임들의 갈굼과 잦은 야근도 생각했던 만큼 힘든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친구들을 질투하고, 휴가 잘 안 나온다고 원망하고, 스스로 비관하는 것은 역시 제 작은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잘못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제 후임은 8월에 들어온답니다. 이른 바 꼬인 군번 ^-^ 입니다만, 묘하게 오늘은 그 사실을 떠올려도 기분이 암담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이 가장 힘들다는 걸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처지 비관만 하며 주저 앉아 있는 것보다는 무언가라도 좀 더 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저를 위해서도 누군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외박 복귀 전 PC 방에서 마지막으로 올리는 글. 쓰고 나서도 무슨 소린지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원래 복귀 전에는 감상적이 되는 게 군바리 심정입니다. 오늘 옛날 사진들을 한 번 훑어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더욱 간절한 것 같습니다. 전국의 이등병 여러분. 우울해 하지 말고 내일을 바라보며 군 생활 열심히 하시기를 빕니다. 충성! ※ 블로그 이전하고 첫 글이 이런 글이 될 줄이야, 어서 전역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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